로이스칼럼

대기업 임원들 " 아 옛날이여"
✍️ roycehr 📅 2011.05.17 00:00 👁 16
'샐러리맨의 꽃'으로 불리는 대기업 임원의 처우가 예전만 못하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급여는 많아졌으나 그간 누려온 권한은 줄고 업무강도는 높아졌다. 넓은 집무실과 기사 딸린 차량은 옛날 얘기다. 기업이 커지면서 임원들이 급증해 희소가치가 낮아진 탓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처우가 좋기로 유명한 삼성그룹 임원들도 과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장과 부사장을 보좌하며 회사업무를 총괄하는 전무이사의 처우와 역할이 크게 변했다.

전무는 최고경영자(CEO)급의 의사결정권은 없으나 웬만한 실무에 대해선 전결권을 갖는 막강한 자리였다. 이 때문에 10년 전 삼성에서 전무로 승진했다고 하면 특별한 대접을 해줬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삼성 전무는 상무들과 같은 크기의 집무공간에서 일한다. 파티션이 세워진 사무실에서 부·과장들과 함게 실무를 보는 이도 적잖다.

차량도 10년 전에는 운전기사가 딸린 최고급 차량 '에쿠스'를 타고 다녔으나 현재는 이보다 한단계 낮은 3000cc급 '제네시스'를 탄다. 올해 다시 운전기사 지원이 이뤄졌으나 전무들은 수년간 직접 운전대를 잡아야 했다.

전무들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은 희소성이 떨어진 탓이다. 현재 삼성그룹 총 임원은 1700명에 달할 정도로 많아졌다.

임원들의 주머니사정도 달라졌다. 총 급여는 과거보다 늘었으나 10년 전에는 있던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이 5년 전 없어지면서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이와 비슷하다. 현대차는 부장 이후 이사대우를 거쳐 정식이사로 승진한다. 물론 이사대우도 사실상 임원이나 다른 기업에서는 부장 후 상무보나 정식 상무로 타이틀을 달아준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이사대우는 예전엔 별도 집무실이 주어졌는데 이제는 상무가 되기 전까지는 직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 차량도 마찬가지다. 10년 전에는 전무가 되면 차량이 나왔는데 현재는 부사장이 돼야 기사가 수반된 차량이 지원된다.

본부장을 제외한 일반 상무는 전담 비서가 없고, 일반 여직원들이 본인의 업무를 보면서 일을 도와주는 정도다. 임원들에게 주는 스톡옵션도 없어진지 오래다. 혜택은 줄고 짐은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기업 임원들이 해외출장 때 사용할 수 있었던 비즈니스석도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요즘은 이코노미가 대세다.

임원들의 처우는 이처럼 낮아졌으나 배우자에 대한 회사의 배려는 여전하다. 기업들은 임원 부인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해준다. 남편과 함께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진단 등 최고급 건강검진을 받고 최고급 호텔에서 임원 부인들의 친목모임도 열린다.

각종 음악회와 공연에도 초청된다. 부인들이 임원 못지않은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골프를 비롯해 각종 취미, 소양교육도 제공한다.

'사모님' 대접에 극진한 것은 늘어난 남편의 업무와 무관치 않다. 대개 임원이 되면 가정을 포기하게 된다. 반복되는 술자리는 물론 장기간 출장도 잦다. 부인들이 이를 이해하도록 회사가 대신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룹 총수들도 거든다. 한 임원은 "새로 임원이 되면 그룹총수가 주재하는 교육에 부부가 같이 나가야 한다"며 "여기서 회장님이 부인들에게 남편의 중요한 업무를 설명한 후, 가정에 소홀해도 이해해 달라고 하면 대부분 '약발'이 먹힌다"고 했다.

SK그룹은 10년 이상 신임 임원교육을 부부동반으로 실시한다.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지역마다 돌아가며 6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남편은 직급교육을 받고 부인들은 별도로 임원 배우자 소양과정을 밟는다.

교육의 경우 기본적으로 외부행사 참석시 드레스 코드는 물론 매너와 말투, 집으로 방문한 부하 직원들을 대하는 법도 배운다. 가정의 행복, 클래식 음악의 이해 등 그때 그때 달라지는 강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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