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사입력 2011.11.07 05:58 | 최종수정 2011.11.08 05:58
신동빈(56·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 회의에서 “앞으론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롯데에도 여성 임원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롯데에도 여성 임원이 있긴 하지만 그룹 규모에 비하면 너무 적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룹의 주력인 유통은 물론이고 건설 등 다른 업종에서도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이전에도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지난해 말 신입사원 채용 현장에 직접 방문해 그룹 관계자들에게 “여성이라고 편견을 갖지 말고 실력이 있다면 적극 채용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현재 롯데그룹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인 박기정(47)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사 역시 신 회장의 ‘여성 인력론’에 따라 영입됐다. 박 이사는 지난해 11월 롯데에 입사했다. 박 이사는 오너 일가를 제외한 최초의 여성임원이다. 디자이너 출신인 박 이사는 롯데백화점이 패션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외부에서 영입된 경우다. 롯데그룹 내 패션 부문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롯데그룹 계열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내부 승진을 통해 여성 임원이 된 경우는 전무한 실정이다.
신 회장이 외부 인력뿐 아니라 내부 승진을 통해서도 여성 임원이 더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9월 롯데그룹이 밝힌 인사 방침 중 “제조·석유화학·건설 등 그동안 여성을 많이 뽑지 않았던 분야에서 여성 채용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는 내용 역시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신 회장의 ‘여성 인력론’은 이미 그룹 계열사에서 실현되고 있다. 최근 롯데제과 등 일부 계열사는 부장급 여성 인력을 다수 채용했거나 뽑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의 여성 임원 후보로 키우겠다는 뜻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업계에선 적지 않은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다른 기업에 비해 공채를 통해 입사한 직원들이 주요 보직에서 활약하는 등 ‘순혈주의’ 기업문화가 강한 것으로 평가돼 온 까닭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백화점과 할인점·편의점 등 유통업이 주력인 만큼 여성들의 섬세한 감각과 차별화된 경쟁력이 어느 기업보다 필요한데도 그간 여성인력 활용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여성인력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